여행 탐구생활/충청도

온화한 백제의 미소와 함께 걷는 길, 아라메길

꼬양 2011. 11. 3. 06:30

[충청도 여행]

걷고 또 걷기...

늘 걷는 것만은 아닌데 요즘들어 많이 걷는단 느낌을 많이 받네요^^

날마다 튼튼해지는 꼬양?

어쨌든, 여행의 묘미는 걷기.

이러다 전국의 모든 길을 걸을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금은 생소한 길을 걸어봤어요.

우리말 아라+메를 합친 이 길.

서산의 바다와 산을 볼 수 있는 이 길에서 나는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깊어가는 가을단풍과 푸른 하늘사이에서 서산의 아라메길을 걸어봅니다.

 

 

현재 개통된 길은 1코스. 취향에 따라 걷자.

서산 아라메길은 현재 조성중에 있습니다. 많은 길 중에서 개통된 길은 1코스인데요, 총 13km에 이르는 길로 소요시간은 약 4시간정도입니다. 걷기가 처음이거나 무리가 될 것 같다는 분들은 중간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시작과 끝은 자신이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죠.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서산마애삼존불에서 시작해서 해미읍성 동헌앞까지 이르는 길이 총 13km입니다. 개심사로부터 시작해서 걸어도 괜찮은 길이랍니다. 포인트를 어디에둬서 걸을지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것이 지요.

 

코스별 거리 (1코스)

마애여래삼존상입구(0) → 방선암(0.2㎞) → 보원사지터(1.5㎞) → 임도(3.3㎞) → 개심사입구(4.8㎞) → 개심사(5.6㎞) →개심사주차장(6.1㎞) → 임도(1.8㎞) → 임도접경지역(7.9㎞) → 분기점공터(8.7㎞) → 서해안고속도로굴다리(10.1㎞) → 오학리3거리(11.0㎞) → 해미향교(11.6㎞) → 해미읍성동헌앞(13.0㎞)

 

 

아라메길을 알리는 장승

 

아라메길을 알리는 노란 깃발

 

아라메길을 알리는 표시, 장승과 깃발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맞는지 틀린지 아리송 할 때가 있죠. 요즘 스마트폰 이용자 천만 시대라서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위치 파악이 안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배터리가 다 되었다든지 2G폰을 쓰신다든지...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떠나는 여행은 겁이 나기 마련이고 혼자 걷다보면 길이 무서워질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걸어가는 길이 맞는지 판단하는 척도는 장승과 깃발입니다. 1코스를 걷는 내내 노란색 아라메길 깃발과 환하게 미소를 짓는 장승을 만날 수 있습니다. 표지판을 통해 거리가 얼마만큼 남았는지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구요.

여자 혼자라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아라메길이었어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국보84호)

 

백제의 미소와 함께 걸어보자. 서산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과의 만남

국보 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아라메길의 시작점입니다. 처음 시작을 국보와 함께, 백제의 미소와 함께 합니다. 13km의 긴 길, 3시간 50분이 걸릴 이 길을 힘내서 걸으라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나라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마애여래삼존상. 빛과 보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는 미소에 저절로 감탄이 쏟아집니다. 백제인들의 미소가 이랬을까요? 얼굴 가득히 자애로운 미소,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느낌... 마애여래삼존상의 미소를 안고 걷기를 시작해봅니다.

 

석가여래입상의 미소

 

빨갛게 물들어가는 계곡

 

 

보원사지 당간지주

 

불교문화의 유적지, 보원사지

아라메길 1.5km구간에는 보원사지가 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초에 이르러 중창된 웅장한 규모의 사찰이죠. 비록 지금은 터로만 남아있으나 남아있는 여러 유적들을 통해 사찰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면적만 무려 3만 천평에 이르니 규모가 어마어마하죠? 백제가 한강변 수도지역을 고구려에 빼앗기고 공주로 천도한 이후 중국과 교류하던 통로마저 막혀 새로 찾은 루트가 태안반도의 항구였다고 합니다. 이 통로 주변에 많은 불교 유적이 남아있는데 태안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금동여래입상, 서산마애삼존불상 등이 있습니다. 때문에 태안, 서산, 공주, 부여로 이어지는 이 길목을 "백제의 고로"라 명명했는데 보원사지는 백제의 고로 중 길목에 있어 사신, 승려 등의 쉼터이자 기도처, 수도처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거대한 사찰의 터를 바라보면서 백제의 불교문화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환하게 꽃피웠던 백제의 문화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이렇게 터만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저 상상으로만 융성했던 백제의 문화를 떠올릴 뿐입니다.

 

보원사지 출토물 안내표지판

 

보원사지 5층석탑

 

발굴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

 

 

마음을 열어주는 사찰, 개심사

보원사지를 한바퀴 돌다보면 미소를 짓고 있는 장승을 만나게 됩니다. 아라메길을 알려주는 길이지요. 이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개심사를 만나게 됩니다. 충청남도의 4대 사찰 중 하나인 개심사, 백제 의자왕 시절에 창건된 사찰입니다. 저는 이 사찰까지는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꽃피는 봄에 다시 와 보리라 마음만 먹습니다. 이 사찰은 4~5월경에 벚꽃이 만개했을 때가 가장 예쁘거든요.

시작과 끝이 내 마음대로인 아라메길, 정말 마음대로 걷고 있는 꼬양입니다. >.<

참, 이 개심사를 걸으신다면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탱화는 보시길 바랍니다.

 

 

 

 

아라메길의 마지막 종착지, 해미읍성

해미읍성의 원래 이름은 해미내상성이라고 하지요. 조선시대 해안지방에 왜구가 출몰하자 이들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쌓은 성입니다. 이 해미읍성은 이순신장군이 한 때 근무를 했었다고도 하죠. 이 성안에는 동헌과 객사, 옥사, 민속가옥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읍성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공연들이 걷느라 지친 사람들을 보듬어줍니다. 주말이면 해미읍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납니다. 성 둘레길을 따라 걸어보기도 하고, 각종 문화행사들을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도 하고, 드넓은 잔디밭에서 연을 날리면서 놀기도 하고. 가족과 연인과 함께 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죠.

 

지금은 이렇게 우리가 즐겁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지만 사실 이곳은 슬픈 사연이 있기도 하죠. 조선 후기 천주교인들이 처형당한 곳이기도 하거든요. 신도들이 죽음으로 신앙을 지킨 장소이기도 하기에 많은 천주교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해미읍성 동헌을 끝으로, 13km의 아라메길 1코스 여정은 끝이납니다. 

 

 

진남문

 

다양한 행사들이 이뤄지는 모습

 

 

 

 

다양한 문화 역사 유적과 함께 하는 길,

백제의 미소와 함께 하는 길.

1코스에서는 바다보다는 산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백제불교 문화를 깊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길은 경사가 대부분 완만하거나 평평해서 걷는데 크게 부담이 없던 점이 특징입니다.

 

1코스를 시작으로 서산에는 여러 코스의 아라메길이 생겨날 것 같은데요.

바다(아라)와 산(메)의 고유어인 아라메길이란 이름처럼

드넓은 바다와 높은 산과 함께하는 길이 생겨나길 희망해봅니다. 

 

 

 

 

 

 

 

 

 

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더 좋은 여행기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