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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에 답이 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설기환 원장에게 듣다

꼬양 2011. 12. 1. 06:30

보이지 않는 힘.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의 뒤에서 가려졌던

부드럽고 강한 문화의 힘이 요즘에는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 세계를 주름잡는 한류의 열풍속의 주역들 K-pop 가수들, 게임, 뽀로로 등.

 

그동안 경제개발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문화의 힘이 이젠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문화 컨텐츠 개발은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합니다.

지역과 중앙의 차이속에서 지역컨텐츠가 갈 수 있는 길은 과연 어떤 길일까요?

지역문화컨텐츠의 방향과 숙제, 우리나라 문화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설기환 원장님에게 들었습니다.

 

 

설기환 원장

 

부여 롯데리조트

 

 

펜을 들고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해볼까요~?

 

전국의 문화산업정책에 관련한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가 한 자리에, 전국문화산업정책 워크숍

역사와 문화의 도시, 부여. 부여의 롯데리조트에서는 11월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전국문화산업정책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제 고향인 제주도에서도 담당 선생님들이 참여를 했더군요. 문화산업 관계자들이 문화 산업계의 현안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자리였기에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특히 워크숍이 열리는 롯데리조트의 사비홀에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에서 제작한 3D 영상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었고, 부여의 역사를 담아 디자인한 액세서리, 남녀노소 즐겁게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세계대백제전에서 만났던 퍼즐 등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드게임은 정말 탐이 날 정도였습니다. 장소 관계없이 어디서든 즐겁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세미나 현장에 들어서기 전에 3D 영화를 한 편 감상하는 센스~

 

 

 

 

 

△ 퍼즐

 

▲ 충남의 모습을 담은 책

 

△ 백제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액세서리

 

백제를 배경으로 한 만화

 

△ 캔아트

 

▲ 보드게임

 

 

게임, 영화, 한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에게서 한국 문화콘텐츠의 미래를 발견하다

워크숍이기에 관련분야의 공무원만 참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11회 정책워크숍은 좀 달랐습니다. 올해 행사의 경우 CEO 서밋을 추가해 애니메이션 및 만화분야에는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 영화와 영상부분에서는 위더스필름 최재원 대표, 대중문화와 한류부분에서는 그룹에이트의 송병준 대표, 융합콘텐츠 부분에서는 푸드TV 김성용 대표, 마케팅 투자부문에서는 소빅창업투자 이병우 전무, 게임 및 e스포츠 분야에서는 엔도어즈 이건 PD가 참석을 했습니다. 6개 분야의 대표자들이 자신들의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지역의 CEO, 업계 관계자와 공유하는 자리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이들을 각각 만난다고 해도 힘들텐데 이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는 이 워크숍에 참여한 관련분야의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국악 그룹 "미지"의 축하공연, 객석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 특별강연, 우리땅 걷기 신정일 이사장의 "우리 민족의 풍류를 세계화 속에 내놓자"

 

▲ 엔도어즈 이건 PD의 발표

 

그리고 이어진 깜짝 인터뷰.

충남 부여까지 워크숍 취재를 왔는데 원장님을 뵙고 안 갈수가 없죠.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지역문화콘텐츠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자리가 저는 너무나 즐겁습니다.

설기환 원장님과 30분간 진행되었던 인터뷰입니다.

 

 

지역과 중앙의 차이속에서, 지역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길은?

정치든 산업이든간에 지역과 중앙은 많이 차이나게 되어있습니다. 예로부터 그랬죠. 우리나라는 특히나 중앙집권국가였기때문에 권력이든 뭐든 중앙에 속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지금도 중앙과 지역의 차이는 크게 납니다. 문화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가 크게 나면 났지, 덜 날 수는 없는 현실이죠. 문화콘텐츠가 커 나갈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역시 지역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서 지역 문화를 키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충남 역시 이런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지역과 중앙은 전혀 다른데, 지역 진흥원 공무원들과 방송산업, 드라마 산업을 과연 논할 수 있으며 이것을 키울 수 있을까.

워크숍 장소인 사비홀에 들어서기전에 3D 영상을 볼 수 있었죠. 충남에서 제작한 이 영상을 통해서 충남의 문화콘텐츠 진행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못 보고 자랍니다. 충남은 다른지역들이 꿈도 못 꿀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우리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합니다." 

 

TV에서는 많은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지만, 극장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나기 힘듭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기술력은 둘째거니와 자금력의 문제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에서는 방송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지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을 그리는 것은 잘하지만, 그 속의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가 빈약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죠.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진 마당나온 암탉이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국내 시장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으나 아직 한국 애니메이션이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게 설기환 원장의 의견입니다. 이 의견에는 저 역시 동감했습니다. 이 하나의 사례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무한정 밝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95%는 한국이 제작하지만, 제작만 한국이 맡을 뿐입니다."

손재주 좋은 한국인은 손재주만 좋을까요? 은하철도 999 등 유명한 만화는 제작은 한국이 하고 일본 이름을 붙이고 전 세계로 팔려나갔습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홍길동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1970년대 태권브이를 제작했습니다. 기술력으로는 세계 3위지만 점유율을 따져보면 0.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기술력은 좋지만 시장점유율은 낮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OEM국가라는 별명만 갖고 있는 것이 슬펐습니다. 이제는 기술과 우리의 문화가 만나서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나와야 할 때가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산업은 60년대말까지만 하더라도 조선, 자동차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전 세계에 우뚝한 우리나라 K-POP 가수 소녀시대, 2NE1 등등의 가수들을 생각하면 문화의 힘은 대단합니다. 우리를 먹여살릴 것은 보이지 않는 문화콘텐츠라는 것이죠.

 

"문화마케팅도 경쟁력 있게, 지역의 자원을 경쟁력있게 스토리텔링하자"

문화와 관광은 따로 떨어진 영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별개의 분야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죠. 문화와 관광은 원래 한 배를 타야 했었음이 분명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서야 하나로 합쳐지는 느낌입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관광이 교통과 함께 있기도 했었으니까요. 프랑스의 포도만 해도 그렇습니다. 와인을 마시는 방법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엮어나가 문화를 홍보했던 프랑스의 샹빠뉴 마을은 프랑스에서 부자 마을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설기환 원장은 베트남 쌀국수의 예를 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월남쌀을 먹으라고 하면 아무도 안 먹지만, 쌀국수를 먹으라고 하면 줄을 서서 먹습니다. 이 차이는 무얼까요? 바로 스토리텔링, 문화마케팅의 힘인거죠. 지역의 자원을 경쟁력있게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우리도 프랑스의 포도처럼, 베트남의 쌀국수처럼 경쟁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1박 2일로 진행되었던 전국문화산업정책 워크숍에서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따스한 햇빛과도 같은 힘.

아차 하는 순간 동화되어 버리고 마는 마법의 힘은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지닌 우리의 문화.

중앙과 지역의 차이는 어쩔 수 없이 존재하지만

보완해서 둘이 같이 가는 해법도 분명 존재할 거라 생각됩니다.

 

왜냐, 안되는 거 없는 대한민국이잖아요.

이때까지는 경제발전이라는 유형의 역량을 많이 봐왔으니, 이제는 문화라는 무형의 역량을 보일 차례입니다. 

 

문화콘텐츠 속에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지금 현실을 풀어나갈 답이 있습니다.

 

 

 

* 본 포스트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작에 필요한 지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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