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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맛집] 명동 한복판 한옥에서 맛보는 한정식 - 진사댁

꼬양 2011. 1. 28. 07:30

 [서울맛집]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 있다면, 아마 명동이 아닐까요?. 브랜드의 거대한 매장에서부터 짝퉁을 파는 노점의 리어카까지 없는 것이 없는 곳이기도 한 곳.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인 명동. 사람에 치인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유동인구도 많은 곳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에 그만큼 음식점도 많습니다. 높은 빌딩 숲 사이에서, 고즈넉한 기분으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번잡한 도심이라는 사실을 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진사댁.

 

 소고기 편채

 

명동파출소 옆, 작은 골목안으로 들어서면 한국전통음식점이라는 나무 현판이 붙은 대문이 보입니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분주한 도시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가야금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풍류가 넘치는 한옥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소나무와 대청마루는 참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저녁이면 열리는 가야금 공연에 이곳이 정말 명동인가란 의문을 갖게 되죠. 

 

 

한국을 대표하는 한옥을 명동에 들여놓은 만큼 진사댁의 음식 역시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메뉴로 구성됩니다. 남도음식, 이북음식처럼 어느 특정 지역의 음식이 아니라 우리 나라 곳곳의 대표메뉴들을 모아 한상 차려내는 것이 이 음식점의 특징이라 할 수있습니다. 제주도의 갈치조림으로부터 시작해서 강원도의 황태구이, 전라도의 삼합 등도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하나하나 먹어도 전부 맛깔스런 한식들입니다.

 

전복죽 

 

제가 먹은 것은 댁정식입니다. 먼저, 나오는 음식은 전복죽입니다. 배고픈 속을 달래기에 좋은 전복죽. 사정식, 댁정식, 몽인재 정식 모두 전복죽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샐러드 

 

양상추, 양배추 등 야채가 들어간 싱싱한 샐러드가 드레싱이 뿌려져서 나오구요. 샐러드는 모든 메뉴에 공통으로 들어갑니다.

 

백김치 

 

대추 고명이 올려진 백김치도 등장합니다. 백김치의 맛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육회도 나오는데요. 육회는 사진이 좀 흔들려서 뺐습니다. 우엉잡채 역시 사진이 흔들려서 뺐습니다. ^^;;;

 

모듬회 

 

전복회가 포함된 모듬회가 나옵니다. 1상에 4인이 앉았다면, 회도 딱 4점씩 이리 나옵니다. 스스로 잘 챙겨먹어야하는 법이죠. 눈 깜짝할 사이, 내 회는 사라지니까요..ㅎㅎ

 

어쨌든, 이곳에는 진정식(점심특선), 사정식, 댁정식, 몽인재 정식 이렇게 4가지의 메뉴가 있습니다. 진정식만 점심에 가능하고, 나머지는 점심, 저녁 언제든 되는거죠~

 

소고기 편채

 

얇은 소고기를 파무침을 싸서 먹으면 최고죠.  

 

모듬전 

 

저는 전을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모듬전이 나왔습니다. 각 음식마다 고명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보는 사람도 참 흐뭇해지더라구요. 가운데 녹두전이 참 맛있었습니다. 도톰하고, 매콤하기까지 해요.

 

 

두부가 깨를 만났습니다. 언뜻보기에는 떡처럼 보이나, 두부예요^^ 마찬가지로, 저희 상에는 3명이었으니, 두부도 3조각~

저 흑임자를 누가 먹었을까요? 바로 접니다!!! -_-;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분주하게 음식은 상에 차려집니다. 팽이 버섯이 동동 떠 있는 맑은 탕.

 

 

명이보쌈 

 

도톰한 보쌈이 나오구요. 잘 삶은 고기에 고소한 깻가루가 뿌려져 있어서 맛은 더 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묵은지에 싸 먹으면 더 맛있는 보쌈! 명이 잎에 싸먹어도 맛있습니다. 육질도 참 좋았어요.

 

등심돌판구이 

 

등심돌판구이가 등장합니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에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런 등심이 얹어져있습니다. 돌판 위에서 버섯과 야채도 덩달아 지글지글 익어가죠.

 

낙지볶음 

 

먹기도 바쁜데, 이렇게 낙지 볶음도 등장합니다. 매콤한 낙지 볶음이 입을 더 행복하게 해주네요.

 

간장게장 

 

그리고 간장게장!! 자작한 간장을 품에 안고, 통통한 속살을 살포시 드러낸 채 등장한 간장게장. 정말 밥 한그릇 뚝딱하는 건 시간문제였네요.

 

밑반찬 

 

더불어 버섯무침, 나물무침 등의 반찬도 속속 나옵니다. 상이 계속 가득차고, 치워지고, 손놀림은 빨라지고, 배는 점점 불러갑니다.

 

된장찌개 

 

두부, 호박, 고추, 파 등 야채가 듬뿍 들어간 구수한 된장찌개. 먹거리 많은 명동에서 이렇게 제대로 된 한정식 즐기는 것도 다른 매력이라는 느낌이었어요.

된장찌개의 맛은? 국물도 구수했고,  안에 들어간 야채들도 적당히 잘 익어서 맛있었네요. 게장에 밥을 먹기도 했지만, 된장찌개국물에 밥을 비벼먹기도 했답니다.

 

 

참, 개인마다 옥돔구이가 나오구요. 옥돔구이는 좀 비렸습니다. 제 개인적인 입맛일지도 모르나, 좀 비렸어요.. ^^; 제주도에서 제대로 된 옥돔구이만 먹어서 그런가봅니다. -_-; 다른분들은 다 괜찮았다고 하는데, 제가 좀 옥돔에만 기준이 높은가봐요..;ㅎㅎ

 

 

짭쪼롬해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던 간장게장. 간장게장이 비렸으면 정말 난감했겠죠. 하지만, 맛있어서 다들 게장을 뚝딱뚝딱 해치우느라 바빴습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 

 

 

된장에 간장에, 짭쪼롬한 맛을 느끼느라 고생했던 혀에게, 소화시키느라 고생할 위에게 주는 상, 누룽지!! 정말 구수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화를 잘 시켜줄 수정과까지. 진한 계피맛이 입안에 감돌았습니다.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배불렀습니다. 이날 영하 14도로 정말 추웠죠. 추위를 가시게 할 정도로 음식은 괜찮았습니다.

 

 

진사댁, 이곳의 분위기는 어떤가 하면, 정말 전통 한옥의 느낌입니다. 미닫이 문이 있고, 안의 조명은 은은합니다. 그리고 방석 또한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구요. 대청마루까지 있어서 이곳이 명동이 아닌 것 같다는 착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미닫이 문이고, 방음은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됩니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는 정말 내가 풍류를 즐기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게도 하죠. 술 한잔 걸치면 정말 술술 잘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지역 일대의 금융권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파트너 특히 외국에서 온 이들을 접대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이 진사댁이라고 합니다. 인사동 등의 고급 한정식 집에 비하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우리 전통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는 느낌은 더더욱 이곳을 찾게끔 한다고 하는군요. 

 

 

명동 한복판의 한옥에서 맛보는 한정식의 느낌은, 외국에서 한국음식점을 찾았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가끔은 들려오는 팝송과 많이 변해버린 건물들의 모습에 진짜 한국의 모습이 어디로 간 건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내가 입은 옷은 한복이 아니고, 내가 사는 집도 한식이 아니지만, 

입맛이 한국이란 건 변하지 않습니다. 그처럼 정확한 것도 없지 않아 싶어요^^ 

 

 

[진사댁]

-진정식(점심특선) 28,000원

-사정식 38,000원 
-댁정식 50,000원
-몽인재 정식 70,000원
 

서울시 중구 명동 2가 50-12
02)774-9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