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경상도

고추장으로 슥삭슥삭 비벼 물을 넣고 먹는 돈지물회

꼬양 2009. 10. 30. 12:15

물회. 어민들에게는 익숙한, 하지만 도시민들에게는 어색한 음식입니다.

어민들에게는 양푼에 회를 넣고 고추장을 넣고 슥삭슥삭 비벼 물을 넣고 자신만의 취향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 물회는

국밥과도 같은 음식이죠^^

 

왜 돈지물회일까요? 가자미를 돈지라고 하죠. 즉, 돈지물회는 가자미 물회를 말합니다.

지역색에 따라 잡히는 물고기에 따라 다양한 물회, 포항지역쪽의 물회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시죠?

 

 

우리나라에서 물회로 유명한 지역은 포항과 강원도 속초, 제주도 서귀포 이 세곳이 될 수 있겠네요.

물회도 각 지역별로 특징이 있어요. 
먼저, 강원도 물회의 주재료는 오징어죠. 특히 속초는 오징어 물회의 고향이고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는 '오징어 물회마을'로 통하죠.

 

그리고 경북 동해안이라도 구역마다 물회 종류가 다릅니다. 울진에서 영덕을 거쳐 울릉도까지는 오징어가 물회 재료로 선호되는 반면,

포항에선 주로 흰살 생선인 광어·도다리·가자미·우럭 등이 인기죠.

하지만 같은 바닷가라도 동해와 달리 서남해에선 물회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는 건 아실겁니다.

자리물회는 제주도의 대표 물회죠. 자리돔(일명 자리)은 5~8월 제주도 근해에서 잘 잡히구요.

자리물회는 오이·깻잎·미나리·쪽파를 채로 썰어 된장을 풀고 설탕·식초·소금·고춧가루·깨소금으로 간을 맞춰 시원한 물을 넣고 얼음 몇 조각 띄우면 됩니다. 오징어 물회 아니 한치물회라고 하죠. 한치물회도 이처럼 만듭니다.

참, 꼬양은 자리물회, 한치물회를 엄청 먹고 자랐습니다. 그 맛에 너무 익숙하죠..^^;
주로 엄마가 만들어주셨거든요^^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포항지역의 물회에는 식초가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제주도 자리물회, 한치물회에는 식초가 들어가는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 물회를 먹으러 간 식당. 포항지역에서 물회를 하는 식당은 정말 많습니다.

특히 포항 북부지역에서도 200여곳이 넘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 저도 추천받아서 간 곳입니다^^; 제작년에도 갔었고, 작년에도, 올해도 간 곳이군요.ㅎㅎ

 

"이모, 여기 돈지 물회 하나요~" 이렇게 주문을 하고 기다립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건 땅콩.

포항쪽 간 횟집마다 물회를 시키면 꼭 땅콩이 나오더라구요.

어떤 곳은 땅콩 초절임이 나오기도 하지만. 포항쪽은 어쨌든꼭 땅콩이 나오더군요.

 

손과 입이 심심해서 땅콩을 까먹습니다. 사실은 배가 고파서-_-;

 

 

 이어서 여러 반찬들이 나옵니다.

 

 

 계란찜도 보이구요.

 

 

 도토리묵.

 

 

 맑은 국물의 홍합탕도 소담하게 담겨서 나오구요.

 

 

 요건 마늘.

 

 그리고 시금치무침~

 

 맛깔스러운 김치.

 

따뜻한 탕까지~ㅎㅎㅎ

 

 

자, 이제부터 팔을 걷어부치고 꼬양 스타일의 물회를 먹어봐야겠죠.

일단 이건 돈지입니다.

아, 가자미요~

 

 

 

고추장이 이리 있는데요.

보시면 눈만 말똥말똥 하실게 아니라,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한 숟갈 뜹니다.

매운걸 좋아하시면 많이, 자극적인걸 안 좋아하시면 적당히~

 

 

돈지에 쓰윽 얹어놓습니다.

 

 

아.. 이 발로 찍은 사진들.

발로 찍어도 이보다 잘 찍을 듯 한데...

 

어쨌든, 사진은 양해를 구합니다.

 

제가 이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두시경이라...

저도 사람이라 배가 좀 많이 고팠거든요.-_-;

먹는 걸 앞에두고 사진을 찍으려니 카메라도, 손도 말을 안들어서..ㅎㅎ

 

 

쓱싹쓱싹 비벼줍니다.

 

 

여기서 느껴지는 물회의 묘미.

넣는 고추장에 따라 물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국물 맛.

물이 늘어나면 양념 맛도 옅어집니다.

 

다 먹을 때까지 몇번이나 바뀌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모~ 얼음 좀 주세요"

 

얼음을 달라고 해서 얼음을 넣습니다.

물회는 무엇보다도 시원하게 먹어야 제맛이니까요~

 

 

그리고 물을 조금씩 부어서 간을 맞춥니다.

 

그런데 밥을  어떻게 먹을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밥을 넣고 비빔밥처럼 비비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절대절대 그렇게 하질 마세요~

 

뜨거운 밥이 들어가면 회가 금방 익어버리잖아요?

양념이 가미된 회를 먹고난 뒤 고추장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게 정석인겁니다^^

 

.....(식사 중)

 

앗. 국물에 밥을 만 사진은 없습니다-_-;

먹다보니 사진찍는 걸 잊어서요^^;;

이래서 밥은 제 시간에 먹어야 하는 건가 봅니다-_-;

 

 

후식으로 나온 귤~

 

서빙하시는 분이 귤 반쪽을 더 주시네요~

제주도가 고향인 제가 포항에서 물회먹고 디저트로 귤을 먹어보긴 또 첨이네요ㅎㅎ

 

 

지역마다 각각 다른 맛을 자랑하는 물회. 제주도 물회도 먹어봤고, 포항 물회도 많이 먹어봤는데...

제가 먹어보질 못한 물회는 강원도 물회네요.

조만간에 강원도 물회도 정복해보리라 결심을 해보고 물회 얘기는 이만 하렵니다.

점심 시간인데, 뭘 먹어야 할지 참 고민이 됩니다. 늘 사먹는 밥이지만, 식사 시간이 되면 고민에 또 고민-_-;

 

 

날씨가 따뜻해서 물회가 참 땡기는 날이네요^^

근데 이거 아세요? 물회도 중독성이 있습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