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서울

차분하게 문화재와 교감하다, 국내 3대 사립박물관 중 하나 호림박물관

꼬양 2013. 3. 13. 06:00

 [서울여행]

박물관에는 사람이 늘 북적이란 법만 있지는 않습니다.

때론 나홀로 유물들과 교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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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과 나 사이에는 두꺼운 유리가 가로막고 있지만,

적게는 백년, 많게는 천 년이상의 세월을 머금은 유물들은

왠지 나에게 뭐라 속삭이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간혹 있긴 합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하게 문화재를 만날 수 있는 곳.

 

호암 이병철의 호암미술관, 간송 전형필의 간송미술관과 더불어

국내 3대 사립박물관 중 하나인  호림박물관.

 

강남의 도산대로의 한복판에는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 있고,

신림동에는 호림박물관 본관이 있습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이 가까운 박물관을 이제서야 가게 되었네요.

 

지하 1층, 지상 2층건물에 4개의 상설전시관이 있는 아담한 박물관입니다.

하지만 1만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이 가운데 54점의 유물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국내외에서 소장품의 다양성과 질적인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죠.

 

 

전시실은 

청동기시대의 붉은간토기 및 가지무늬토기에서부터 고려시대의 토기까지 전시된 고고실.

도자의 흐름을 보여주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도자기를 전시한 도자실,

금과 은으로 만든 삼국시대의 각종 장신구와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불상, 불구류를 전시한 금속공예실,

고려시대의 지장시왕도, 고려시대의 초조대장경, 조선시대의 전적 등을 전시한 서화전적실까지

4개로 나뉩니다.

시대에 흐름을 따라 찬찬히 유물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그리고 꼼꼼히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

상당히 조용하거든요.. ^^

 

 ▲ 토기 각종 (원삼국 1세기)

 

초기철기시대 말엽인 BC1세기부터 AD3세기까지를 원삼국시대라고 하는데,

이 시기 한반도는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토기 제작기술을 받아들여 이전의 토기문화전통에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 계형토기(원삼국시대 3세기)

 

닭의 모양을 한 토기, 계형토기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다른 닭모양 토기와 같은 모습이지만, 크기는 다른 토기의 절반 밖에 안되더군요.

겉은 옅은 황색을 띠고 있었는데, 실제는 검은색이었으리라고 짐작하더라구요.

정말 닭의 빛을 띠고 닭의 형태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검은색이면 오골계인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피식 웃어보기도 합니다. ^^;

저라고 항상 정색하면서 어려운 생각만 하는 건 아니랍니다 ^^;;

개그본능이 몸 안에 있는지 가끔은 엉뚱한 생각도 해요 ㅎㅎ ^^;;

 

 

 

또 하나의 토기가 등장합니다.

검은 색이지만, 닭과 오리의 모양이 섞인 듯 하네요.

삼국시대의 오리모양의 토기인데요, 크기는 작아지고 장식성이 좀 더 강해졌습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의하면 영혼이 승천하도록 인도하는 안내자의 구실로

새뼈나 새깃을 무덤 안에 넣었다고 전해지는데,

이러한 토기는 장송의례와 관련해 부장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도록 하는 마음은 똑같았나봐요.

누군가의 무덤속에서 안내자 구실로 캄캄한 곳에 갇혀있다가, 

천년이 지난 후에 이렇게 박물관에서 사람들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곤

이 토기들도 상상조차 못했겠지요.

 

 

아홉개의 다리 위에 올려진 고상가옥.

기중은 맞배지붕인데,

이 집 역시 누군가의 부장품이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가옥은 농산물을 저장하는 창고의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을 하는데요,

저 세상 가서도 이승에서와같이 넉넉한 삶을 누리도록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있었을 거라 추측을 해봅니다.

 

 

 △ 청차절체퇴화국당초문매병 (고려 12세기)

 

당당한 생김새와 거칠것 없는 문양, 검은색 바탕위에 그려진 백색 문양의 대비가

참으로 선명하고 또렷합니다.

상당히 남성적인 매병이 인사를 하네요.

 

다양한 청자들이 서로 각자의 매력을 뽐내기 바쁩니다.

어느 것이 가장 예쁘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시된 청자들은 전부 다 곱습니다.

 

은은하고 우아한 청자들을 바라보다보니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청자들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해외로 불법으로 반출된 청자들도 참 많을텐데....

그들은 언제면 한국으로 올 수 있을지,

아예 오지 못하겠죠? ㅠㅠ

 

△ 청자철화당초문합 (고려12세기)

 

 △ 청자연리문잔 (고려 12세기)

 

 ▲ 청자상감모란문주자 (고려 12세기)

 

▲ 분청사기상감모란문병 (조선 15세기) 

 

날렵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모양새와

청초한 유색까지,

섬세한 문양에 다시금 감탄을 합니다.

 

 △백자청화산수문사각병 (조선 18세기)

 

사각의 백자가 참으로 독특합니다.

강가에 서 있는 누각, 초가집, 버드나무, 강을 따라 노를 저어가는 배까지,

백자 속 풍경이 참으로 한가롭고 여유롭네요.

 

 

 △ 백자청화모란문호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이 크게 그려진 백자랍니다.

이 항아리는 19세기 후반의 청화백자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해요.

이 백자를 보노라면, 정말 그 순간만큼은 부자가 될 것만 같네요.

 

 

▲ 목제나전호작문베갯모

 

 ▲ 산수도 (심사정, 조선 18세기)

 

은은한 채색이 가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심사정의 산수도가 전시되어 있더라구요.

호숫가에 언덕을 끼고 위치한 오두막에서 두 인물이 가을을 즐기며 한담을 나누는 장면이죠.

 

 

△ 오대진언

 

 

 △초조본아비담비바사론 권17(국보268호)

 

불경이 나오면 참으로 어렵더라구요 ^^;;;

상세설명을 봐도 이해가 안되는 것 투성이니...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검색이죠 ^^;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을 해봐서 다시 여러가지를 배우네요.

 

북량의 부타발마와 도태가 공동으로 번역한 대비바사론의 구역입니다. 판수제(版首題)는 아비담비바사론 권 제11(17) 제2장 분(阿毗曇毗婆沙論 卷第十一(十七) 第二丈 分)」으로 되어 있으며, 각 권의 마지막 장은 장차와 함차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송태조(宋太祖)의 조부의 이름과 음이 같은 "경(竟)"자가 결획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판본이 초조본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각판의 마모상태나 종이 상태로 보아 12세기경에 찍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요.

 

 

 ▲초조본불설불공삼매대교왕경 권6(국보 269호)

 

이취광경이라고 불리는 이 경전은 초조대장경의 하나로, 12세기에 찍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종이의 질 등 보존상태가 상당히 양호하고, 국보 26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박물관을 돌아다니긴 했지만,

박물관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처음 전시실에 들어설 때의 설렘,

나올 때의 뿌듯함과 다시금 뒤돌아서 보게 되는 아쉬움까지.

 

  관람하는 동안 손님은?

딱 저 혼자였습니다..^^;;

마치 박물관 주인이 나인것만 같은 대단한 착각속에 빠질 수 있었어요 ㅎㅎㅎ

 

덕분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유물들을 살펴보고, 공부를 할 수 있었네요 ^^

박물관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워요.. ^^

 

 

호림박물관

관람시간 :10:00~17:00

휴관 : 매주 토,일요일, 1월 1일, 설날연휴, 추석연휴

관람료 : 일반 4,000원/학생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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