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달아실마을로 마실나가서 만난 양동호, 양승수 가옥

꼬양 2012. 1. 16. 06:30

[화순여행]

전남 화순군 도곡면의 달아실마을.

마을 이름이 참으로 곱다고 느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도상 이 마을의 이름은 "월곡리"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순 우리말의 달아실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보이는 정류장에도 "달아실"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하루에 4번만 버스가 다니는 이 동네를 한바퀴 휘휘 저어 걸어다녔던 꼬양입니다.

구글의 지도마저도 버스정류장 표시를 놓쳐버렸던 마을.

이 마을로의 여행.

 

훈훈한 인심과 함께 시간도 멈춘 것만 같은,

맑은 공기 속에서 느림의 미학까지 느낄 수 있었죠.

달을 닮은 달아실마을로의 마실.

 

그리고 그 안의 전통가옥.

이 마을이 제주양씨의 터전이었다는 사실도 여행중에 깨달았습니다.  

 

▲ 하루 네 번만 버스가 다니는 동네의 버스정류장

 

▲ 양동호가옥

 

 

혼자 다녀온 여행.

버스와 도보로만 다녔기에 에피소드가 더더욱 많았습니다.

에피소드 관련해서는 차차 이야기 보따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모산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고옥례 할머니께서 친히 월곡리근처까지 배웅을 해주셔서

이 표지판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손녀마냥 따스하게 대해주셔서 훈훈했습니다.

더구나... "제주고씨"라며...  진짜 손녀라면서 너무 좋아하셨죠.

 

시집도 안 간 아가씨가 왜 이런 깡촌마을을 혼자 여행하냐면서 걱정해주시던 할머니.

해가 일찍 떨어지니 얼른 보고 돌아가시라며 하시더라구요.

제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시던...

아직까지 정은 남아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뜨거워졌어요.

할머니 사진 얼른 출력해서 보내드려야지 다짐에 다짐!

 

아차, 다시 달아실마을 이야기로 돌아가야겠군요.

 

 

 

고인돌 유적지에서 만난 문화해설사님께서 말해주신 효자각

 

 

 

 

 

 

양동호, 양승수 가옥을 가기전에 한옥건물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학포선생 부조묘인데요.

학포 양팽손을 모시는 사당으로 신실구역과 강학구역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조선 중종때 정계에 진출해서 사간원 정언 등 벼슬을 하다가 기묘사화로 관직이 삭탈된 후 낙향하여

후학양성에만 힘을 쏟았다고 하네요.

흥선대원군의 서원훼철령에 의해 철거되었다가 광복후에 복원되었고 90년대에 이르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답니다.

 

 

 

 

 

이곳에서는 여름이면 음악회도 열립니다.

달아실마을의 음악회는 왠지 낭만이 있을 거 같죠?

 

 

 

 

 

 

달아실 마을의 어느 가옥의 평상에는 메주가 일광욕도 하고 있구요.

마실을 하듯 동네를 걸어봅니다.

 

 

 

 

 

▲ 양승수, 양동호 가옥 입구

 

△ 양동호가옥

 

 

 

 

이제는 양동호 가옥을 만나볼 차례입니다.

'ㄷ'자 모양의 안채와 'ㅡ'자 모양의 사랑채가 'ㅁ'자를 이루고

바깥대문과 안대문을 설정하는 등 사대부집의 형태를 갖췄습니다.

 

사랑채는 보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옛 정취를 느낄 순 없었어요.

대문을 들어서마자 나오는 사랑채는 참으로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요.

 

 

 

 

 

안채의 경우에는 18세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나이가 좀 들어보이죠?

사랑채와는 달리 너른 마당이 있어서 시원하기도 하구요.

사대부 가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소박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는 양승수 가옥인데요.

사람이 살고 있어서 그런지 옆의 양동호 가옥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집에 들어서마자 멍멍이가 어찌나 우렁차게 환영을 해주던지.

 

문 앞에 붙어있던 한옥사진공모전에 잠시 시선이 갔구요.

예쁘게 찍으면 좀 내볼텐데...

아쉽게도 이 정도 퀄리티로는 명함도 못 내밀 거 같기에. 이 사진들은 그냥 소장용으로만...

 

 

 

 

 

이 집은 원래 서쪽 양재국씨 가옥과 한 집으로 이 집은 안 채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두 집을 합쳐보아도 사대부 집의 공간 짜임새가 퇴색되어 보이죠.

부속 건물들이 중간에 헐렸을 것으로 추측되고, 건립시기는 19세기 중엽이라고 해요.

 

 

오른쪽 담 너머에 보이는 폐가가 이 집의 사랑채였다고 하네요.

집의 자손들이 분가하면서 사랑채 등의 부속 건물들을 떼어 주면서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고 하는데.

담장 너머로 보이는 양재국 가옥이란 그 집은 지금 잡풀만 무성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죠.

 

 

 

 

 

 

 

 

 

 

여름이면 더위를 식혀줄 나무와 평상이 가옥 앞에는 자리하고 있습니다.

길을 가던 나그네에게 휴식을 전해줄 평상.

 

 

 

 

가옥의 담장을 따라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갑니다.

 

 

 

 

 

 

 

150년된 가옥이 자리하고 있는 달아실마을.

월곡리라는 이름보다도 달아실이라는 이름이 훨씬 정겹고 아름답지 않나요?

가을걷이가 다 끝난 논은 눈으로 덮여있다가, 이제는 눈이 녹아서 논이 약간은 쓸쓸한 기분이었습니다.

 

봄이나 가을에 가면 더 정취를 느낄 수 있을까요?

이름 고운 달아실 마을로의 여행.

싸늘하지만 맑은 공기 삼아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기때문에 막혔던 코가 뻥 뚫리는 느낌,

감기가 낫는 느낌?

 

가끔은 이렇게 마실을 나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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