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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안겨줬던 채변봉투, 탄자니아에서 재현된 이유는?

꼬양 2011. 7. 13. 07:44

채변봉투를 기억하세요?

엄마, 아빠의 세대라면.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한 분이라면 알만한 채변봉투! 1년에 한 두 번씩은 화장실에서 코를 부여잡고, 그것을 뒤적뒤적하며 봉투에 담았던 기억이 있으시죠? 어느 순간 사라진 채변봉투의 추억. 지금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우리나라의 옛 추억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탄자니아의 채변봉투 이야기는 과연 어떤 걸까요?

 

 

평화로운 섬에서 고통을 만나다.

"어렸을 때부터 늘 배가 아팠지만 내 몸 속에 기생충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암푸웰와씨는 검붉은 피를 토해내고서야 병원을 찾았지만 축구공 크기 만큼 부풀어오른 비장은 이미 손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배가 아프다고 할 때 마다 나와 같은 고통을 당할 까 걱정이 되요"

 

 

 

<복수로 인해 부풀어 오른 배, 기생충 감염의 전형적인 증상>

 

그는 자신의 얼굴보다 훨씬 큰 배를 안고 누워있었고 무거워진 배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든 기생충 감염 말기 상태였습니다. 몸 속의 모든 장기의 기능이 약화되었고, 이미 뱃속은 복수로 가득찬 암푸웰와씨......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코메섬의 주민들은 빅토리아 호수에서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그 물을 마십니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죽이는 호수의 정체는?

빅토리아 호수는 코메섬의 사람들에게 삶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이 호수를 근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을 서서히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기생충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벤자민 역시 빅토리아호를 통해 주혈흡충(사람의 혈액내에 거주하며 빈혈이나 혈뇨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일종)에 감염되었습니다.

 

 

가우덴기아 마그갸네(5세, 여) 역시 기생충에 감염되어 조금씩 배가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피부를 뚫고 몸속에 침투해 장기에 기생하며, 장기를 딱딱하게 만들고 그 기능을 저하시키며 결국에는 사람의 목숨까지도 빼앗아 갈 수 있는 심각한 기생충. 극심한 고통 대신 무기력함을, 찢어지고 피 흘리는 상처대신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배로 그 증상을 대신하기에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기생충은 아주 천천히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노하우를 탄자니아로~!

감염 기간이 길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기생충 약 한 알이면 쉽게 몸 안의 주혈흡충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경우, 오랜 감염으로 이미 약화되어 버린 장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몸 속 기생충을 관리하며 치료해야 합니다.

예전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 주었던 채변봉투의 추억이 탄자니아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 기생충 대변 검사의 기준을 만든 임한종(굿네이버스 의료전문위원, 대한민국 1호 기생충학 박사) 박사와 그 제자들이 함께 나섰습니다.

 

“대부분의 기생충은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으나, 의약품이 없거나 무지하기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굿네이버스는 코메섬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기생충약을 투약했고 그 결과 주혈흡충 감염율이 40.6%에서 7.5%로 5년새 30% 이상 줄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30년 만에 기생충 퇴치 성공국가로 인정받는데 기여했던 그 노하우를 그대로 탄자니아에 전달하며 기생충 퇴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희망의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다!

기생충의 예방과 치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는 지난 2005년부터 외교통상부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지원받아 기생충 관리 사업을 시작하였고, 2011년 3월 10일 마침내 소외열대질환 전문병원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개원식에는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과 최수종 친선대사. 의료전문위원인 엄기선, 민득영 박사를 비롯하여 김영훈 주탄자니아 대사, 오성수 한국국제협력단(KOICA) 탄자니아 사무소장과 탄자니아 국립의학연구소장, 탄자니아 보건의료원(NIMR) 대표 등 우리나라와 탄자니아 정부 관계자 및 므완자 지역 주민이 참석하여 축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원식에서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_photo by_박찬학

 

 

‘소외열대질환’은 전세계 인구의 1/6인 10억여 명이 고통 받고 있는 질환으로 열대 기후에서 만연하는 14개 항목의 질병입니다. 굿네이버스가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탄자니아 므완자지역은 빅토리아 호수의 오염된 물로 인해 많은 지역주민들이 기생충 감염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특히 빈혈과 혈뇨, 간경변을 일으키는 주혈흡충 감염 비율이 전체 주민의 50%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이번 소외열대질환 전문병원(NTD Clinic) 개원은 굿네이버스가 수년간 탄자니아 므완자 지역에서 기생충 관리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의 산물로, 한국정부(KOICA)와 민간 NGO인 굿네이버스, 그리고 탄자니아 국가기관(므완자보건연구소)가 협력하여 이루어 낸 성과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기생충 전문 병원이었을까요?

7년 전 한국 최초의 기생충 박사인 임한종(79)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일하 회장을 찾아와 “아프리카에서 기생충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자”고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기생충 전문 병원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작부터 수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용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요 다행히 외교통상부의 국제빈곤퇴치 기여금 중 18억 여원을 지원받게 되어 2005년부터 본격적인 아프리카 기생충 퇴치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역시 뜻이 있고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 주변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 같아요!

 

 

지금은 코메섬의 주민도 소외열대질환 클리닉을 이용하며 기생충 전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빅토리아호로 인한 추가 기생충 감염을 막기 위한 식수 개발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지부는 므완자 지역(코메섬 포함)의 기생충 퇴치를 위해

2008년부터 기생충 치료, 우물 개발, 예방교육 및 전문 병원 설립 등

통합적인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탄자니아와 다른 빈곤 국가의 지역주민들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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