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서울

사라져가는 한국의 자물쇠들이 모두 이곳에~ 쇳대박물관

꼬양 2011. 3. 7. 07:30

[서울여행]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열쇠와 자물쇠. 열쇠를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 누군가로부터 내것을 지키고자 잠그고, 다시 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습관적으로 우리는 열쇠를 열고 닫는데 익숙해서 그 형태를 눈여겨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물쇠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자물쇠와 열쇠, 서로 없어서는 안될 사이입니다. 여닫게 된 물건을 잠그는 장치인 자물쇠, 자물쇠는 여는 쇠라는 뜻의 열쇠.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자물쇠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있습니다. 이곳은 어디? 대학로에 위치한 쇳대 박물관입니다.

 

이 박물관을 열게 된데도 독특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20여 년 동안 철물점을 운영해 온 관장님이 개관하셨죠. 사라져가는 한국의 옛 자물쇠를 수집·보존·연구하며 전시활동을 통해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설립하였다고 하네요. 관장님이 소유한 한국과 세계 각국의 자물쇠 3,000여 점 중 3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참, 쇳대는 열쇠를 말하는 방언이라는 거 먼저 알아두시구요~ㅎ

 

 

 

독특한 형태의 4층 건물의 4층에 위치한 쇳대 박물관. 다양한 열쇠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은입사 자물쇠

 

독특한 자물쇠들디 눈에 띄었는데, 예쁜 자물쇠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이것은 자물쇠 표면을 정으로 쪼아 은선을 박아넣는 은상감기법을 사용해서 글귀나 문양을 넣어 장식한 자물쇠, 은입사 자물쇠입니다. 조선 후기의 자물쇠로 부적의 역할도 함께 했습니다.

 

 

모양도 가지각색, 빛깔도 다른 자물쇠와 열쇠가 한 자리에 모였어요. 자물쇠 모양도 다양했지만, 열쇠의 다양한 모양에 또한번 놀랍니다.

 

 

 

 

자물쇠와 열쇠만 이 박물관에 있을까요? 아니에요~ 잠그는 것은 모두 모였답니다~

빗장도 함께 전시돼 있습니다. 한옥에서나 볼 수 있는 빗장을 이렇게 박물관에서 보게 되니 반갑더라구요.

전통한옥의 여닫이 대문안의 잠금잠치 빗장. 빗장의 모양은 똑같을 거라는 생각도 이제 그만~ 정말 다양한 빗장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빗장은 문의 크기와 장소, 지역에 따라 그 모양과 크기가 달라졌으며, 주로 소나무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빗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걸 수 있도록 하는 부재가 필요했는데 이를 둔테라고 합니다. 약 30cm 가량 되는 나무 토막을 이용하여 만드는 둔테는 대부분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고 그 다음 많은 형태가 물고기라는군요~

 

 

 

자수박물관에서나 만나볼법한 노리개도 박물관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한복저고리 고름이나 안고름 또는 허리춤에 차던 패물이죠. 신기하고 보기 좋은 물건, 사랑하며 가까이 두고 즐기는 물건의 뜻을 담고 있는 노리개도 전시돼 있었습니다. 노리개가 너무 예뻐서 계속 바라만보고 있었네요.

 

 

 

열쇠패

 

독특한 모양의 이것은 열쇠패입니다. 조선후기부터 말기까지 유행했던 금속장식품인데요 주로 혼수용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일종의 열쇠고리라고 보면 되는데 실제 사용했기보다 엽전, 매듭등의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만든 일종의 장식품입니다.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정표로 걸어주기도 했다는군요.

저도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엄마가 요런 걸 시집갈 때 주셨을까요?ㅎㅎㅎ

 

용두형 자물쇠

 

아주 오래된 것만 같은 느낌의 자물쇠. 고려시대의 자물쇠입니다. 보통 용이 마주보고 있는데, 이것은 용이 서로 외면하고 있는, 좀 독특한 자물쇠군요.

 

원통모양 비밀자물쇠

 

이게 왜 비밀자물쇠일까요? 보통 측면이나 정면에 열쇠구멍이 있는데 이건 여러번의 사전단계가 필요합니다. 정말 비밀자물쇠라고 할만하죠?ㅎ 자물쇠를 만드는 장인도 참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어요. 이걸 만드느라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요 >.<

 

 

북통형 자물쇠

 

동그랗게 생겨서 정말 귀여워 보이는 이것은 북통형 자물쇠입니다. 북처럼 생겨서 북통형 자물쇠라고도 하지만, 두껍닫이 자물쇠라는 이름도 있답니다. 원, 사각, 육각, 팔각, 거북형 등의 모양이 있고, 입사 등의 표면장식도 화려하게 하기도 합니다. 물론 조선후기의 자물쇠구요^^

 

박물관 한 켠에 마련된 작업실

 

 

우리나라의 자물쇠뿐만 아니라 네팔, 일본, 티벳,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자물쇠도 만날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독특한 문양과 모양이 눈에 띄었던 티벳의 자물쇠였습니다. 둥글긴 했으니 조금은 날카로운 느낌의 곡선의 느낌은 색달랐어요.

 

 

그리고 유럽의 자물쇠.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자물쇠보다 열쇠를 더 많이 활용했죠. 열쇠는 권력을 상징하기에 귀족이나 높은 사람이 많이 사용했죠. 독일 등지에서는 임산부의 순산을 기원하면서 자물쇠를 소지하게 하는 풍습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자물쇠

 

 

 

일반적인 자물쇠는 귀중품의 보관과 기밀유지, 즉 보안이 주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목적외에도 각종 가구나 문 등에 장식을 하기 위한 공예품이자, 갖가지 문양을 새겨 넣음으로 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열쇠가 권력과 지위를 나타냈듯, 자물쇠는 권리와 권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뭔가를 갖는다는 소유의 개념이 생겨나면서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존재했던 자물쇠. 처음에는 단순한 구조였겠지만 지금은 홍채 인식, 음성 인식, 지문 인식 등 엄청나게 많은 발전을 했죠.

자물쇠와 열쇠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각 나라의 문화와 풍습, 미적감각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쇳대박물관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북통자물쇠가 눈에 자꾸 밟히네요..ㅎㅎㅎ 동그랗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다보니... 저도 이참에 자물쇠 수집이나 해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