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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 직지와 한국의 인쇄문화를 알아봐요! 고인쇄박물관

꼬양 2010. 12. 3. 08:00

유네스코에서는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을 통해 기록유산의 보존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하는 기준은 ① 영향력, ② 시간, ③ 장소, ④ 사람, ⑤ 대상·주제, ⑥ 형태 및 스타일, ⑦ 사회적 가치 등 1차적인 기준과 ⑧ 원상태로의 보존, ⑨ 희귀성 등 2차적인 기준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 일기, 조선왕조의 의궤,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이 지정돼 있습니다.

 

직지심체요절, 직지는 최소한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는 78년, 중국의 "춘추번로"보다는 145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직지가 인쇄된 곳은 다름아닌 청주의 흥덕사인데요,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지만 그 가치는 너무나도 큽니다. 그 자리에 세워진 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와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인쇄문화를 공부하고 왔습니다.

 

▲ 유네스코 기록유산 인증서 

 

 

▲ 고인쇄박물관 전경 

 

고인쇄박물관이 있는 이곳은 흥덕사가 있던 터입니다. 일찍이 1377(고려 우왕 3)년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며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비롯하여 "자비도량참법집해"등을 금속활자로 간행해낸 우리나라 금속활자 인쇄술의 중흥처이기도 한데요.

이 일대는 일찍이 신라말기부터 불교문화를 꽃피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유물들이 발견되고 옛 사지(寺址)도 있었으나 문헌에 나타나지 않아 지표조사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못했습니다.

 

 

 

▲ 흥덕사지 

 

하지만 1985년 “서원부 흥덕사(書原府 興悳寺)”라고 새겨진 쇠북(금구)과 “황통 10년 흥덕사(皇統十年 興悳寺)”라고 새겨진 큰 그릇 뚜껑을 땅속에서 찾아내어 이곳이 <백운화상초록직지심체요절>권하 말미에 씌어있는 청주목의 흥덕사 절터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청주 흥덕사지는 1986년 5월 7일 사적 제 315호로 지정되었고 청주시에서는 1987년부터 5개년에 걸쳐 절터를 복원 정비하고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세웠고, 지금은 이렇게 우리가 이곳을 방문해서 직지의 우수성과 우리나라의 기록 문화의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 

 

한때, 직지심경이라고 불리기도 했었는데, 그 것은 잘못 불리어진 예입니다.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입니다. 이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주최한 ’책’ 전시회에 "직지심경"이라 소개되면서 한동안 잘못 불리기도 했는데, 불교에서 ’경(經)’은 불교경전을 뜻하는 것인데 이 책은 엄밀한 의미에서 불경이 아니므로 "직지심경"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여기에서는 판심제(版心題 )에 나타나는 가장 간략한 책의 이름으로 "직지"라고 부릅니다.

 

 

다시 박물관 이야기로 돌아가서, 고인쇄박물관은 고서,인쇄기구,흥덕사지 출토유물 등 2.6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있으며, 연면적4,868㎥(1,468평) 규모의 지하1층, 지상2층의 건물에 5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기획전시실, 수장고, 도서관, 세미나실, 기념품 판매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직지와 흥덕사를 설명하는 매직비전을 볼 수 있고, 직지관련 유물과 흥덕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만나게 됩니다.

 

밀납정제하기 

 

그리고 이곳은 직지활자공방입니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공간이며, 어른들도 쉽게 직지 인쇄과정을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직지의 금속활자 인쇄과정을 9단계로 나누어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하고 있습니다. 각 단계로 이동하면서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고, 인형들이 움직이면서 각 단계의 금속활자 제작과정을 설명해줍니다.

 

 금속활자만들기

 

직지나 조선시대의 금속활자나 비슷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좀 다릅니다. 

조선시대 금속활자와 달리 직지는 한판에 같은 글자의 동일한 꼴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활자의 크기와 획의 굵기가 일정하지 않으며, 활자의 모양이 정교하게 주조된 것이 있는가하면 주조를 실수하여 그 모양이 가지런하지 않거나 일그러지고 획의 일부분이 끊긴 것이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찰 재래의 전통적 밀납 주조법에 나타나는 특징이라 하는군요.

 

인쇄문화실

 

인쇄문화실에서는 인쇄의 시작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인쇄발달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울주 천전리 각석 

 

인장 

 

무구정광대다라니경 판목 

 

우리나라 인쇄는 목판인쇄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목판인쇄는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습니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불경의 유통을 위한 필사가 성행했는데, 필사의 방법이 목판인쇄로 발전하면서 많은 경전이 사찰을 중심으로 간행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됨에 따라 늦어도 8세기 중엽에는 목판인쇄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죠.

 

 

 신라장적

 

 

인쇄문화실에서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여러 인쇄물, 활자를 통해 그 흐름을 파악합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조선시대 관청의 활자본에는 오자와 탈자가 없고 인쇄가 정교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 이유는 경국대전에는 활자인쇄때 교서관 소속의 장인과 인원수를 규정하고 대전 후속록에는 벌칙이 마련되어왔기 때문입니다.

 

감인관, 창준, 수장, 균자장은 한권에 한자의 착오가 있으면 30대의 매를 맞고 한자가 더 틀릴때마다 한등을 더하여 벌을 받았습니다. 인출장은 한권에 한자가 먹이 진하거나 희미한자가 있을 때 30대의 매를 맞고 한자가 더 틀릴 때마다 한등을 더했구요. 관원은 다섯자 이상이 틀리면 파직되고 창준 이하의 장인들은 매를 때린 뒤 50일의 근무일자를 깎는 벌칙이 적용되었습니다. 

글자가 틀리면 벌칙이기에 당연히 집중해서 일을 했겠죠? ^^;

 

 

 

 

그리고 이곳은 인쇄기기실인데요 근/현대 인쇄기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참 신기한 인쇄기기들이 전시돼 있더라구요. 예전엔 수작업으로 인쇄를 했지만 이제는 기계로 편하게 인쇄작업을 하니 세상이 참 많이 편해졌네요.

 

고인쇄박물관 입장권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참 고인쇄박물관 입장권도 직지 모양으로 참으로 예뻤습니다. 책갈피로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요.

 

우리나라의 인쇄문화를 한꺼번에 배울 수 있어서 더욱 더 유익했던 박물관 관람이었습니다. 더불어 세계기록유산 직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기에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저렴한 입장료로 많은 걸 배우고 가니 더 뿌듯했던 것 같아요^^*

 

세계기록유산 직지에 대해 좀 더 배워보면 어떨까요? 지금은 비록 프랑스에 딱 한 권 보관 돼 있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걸요~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관람시간 : 09:00~ 18:00

-관람료 : 어른 800원, 어린이 400원

-초,중,고등학생 단체는 무료

-주소 :청주시 흥덕구 직지로 113번지 043-269-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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