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충청도

멋진 가을 단풍과 독특한 해우소를 만날 수 있는 정방사

꼬양 2010. 11. 4. 07:30

붉은 단풍의 계절. 가을을 상징하는 색은 아마도 빨강일 듯 합니다.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단풍은 더더욱 깊은 색을 내곤 합니다. 휴일이면 다들 붉은 색의 정취를 느끼러 산으로 들로 나가곤 하는데요..

계절은 가을, 가을 바람이 마음을 흔들고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이 될 때 고즈넉한 사찰 한 군데 들려서 단풍 구경도 할 겸 마음도 다스릴 겸 그렇게 겸사겸사 떠나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금수산 얼음골,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이곳. 이름만 들어도 오싹한데요. 벌써부터 냉기가 느껴집니다.

이제는 얼음골의 인기는 그만. 단풍의 시대죠.

 

 

 

 

정방사는 차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단풍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냥 올라가라고 하고 싶네요.

이왕지사 산에 왔으니 한 40분간 오르막을 걷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요. 가을 햇빛 쬐며 한번 걸어보세요.

이렇게 예쁘고 아담한 계곡도 만나잖아요. 

 

 

투명한 물 위를 떠다니는 단풍잎. 물 아래 단풍잎 그림자까지 곁들여 너무 예쁘더군요.

단풍을 즐기며 올라가다보면 어느덧 정방사 입구에 다다릅니다.

 

 

지금부터는 돌계단이 마주합니다. 그 옆으로는 레일이 있는데.

사람은 계단을 이용해야겠죠. 힘들다고 저 레일을 이용하면 안됩니다~

 

 

도착하면 바로 약수터로 달려가겠죠. 물을 준비하고 온 분이라면 물통의 물을 비워내고 이 약수를 담아가고요. 물이 없는 분이라면 바로 허겁지겁 약수를 드시겠죠^^

정방사의 첫 인상은 먼저 궁궐만한 암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암벽을 의상대라고 부릅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던진 지팡이가 와서 멈춘 바위라고 하는데요.  의상의 제자가 스승의 지팡이를 따라와 지었다는 정방사 터는 암벽의 외호 아래 앉아 있습니다. 경내에는 법당과 요사, 현혜문 등이 있는데, 1825년에 세워진 법당은 12칸, 요사는 5칸 규모의 목조 기와집입니다. 현혜문은 절의 정문으로 일주문이라고도 하고, 1칸 규모의 목조문이구요.

그리고 법당 안에는 주존불인 높이 60cm, 어깨 너비 30cm의 관음보살상이 있으며, 불상 뒤로 후불탱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암벽 옆에는 관세음보살상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보살상이 바라보는 것은 무얼까라는 생각에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따라가보면...

 

 

이렇게 청풍호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청풍호의 멋진 풍경이 이 곳에서는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그리고 이 정방사의 유명한 곳 하나 더. 바로 해우소. 근심과 걱정을 털어버리는 곳. 이 해우소는 남다른 비밀을 갖고 있죠.

 

 

 

 

보통의 화장실이 남, 녀 이렇게 두가지로 분류하는데 이곳은 좀 다릅니다. 선녀, 선남, 스님 이렇게 세 칸입니다. 급하다고 스님칸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해우소에 들어가면 다시금 아찔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세상에 어떤 화장실도 이런 비경을 감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볼일 본다고 들어간 화장실에서 경치 감상하느라 너무 오래 있진 마시구요.

 

해우소에 들어가면 글귀하나를 접할 수 있을 거예요. 마음의 살림살이란 글이 해우소에는 걸려 있었습니다. 글이 너무 좋아서 올려봅니다. 살짝 읽어보세요^^

 

남의 허물은 내 허물처럼 덮어주고,

내 허물은 남의 허물처럼 파서 뒤집는 마음을 연습하라

남의 허물이 보이면, 그것이 곧 나의 허물인줄 알아라.

상대를 부처님으로 보는 마음을 연습하라.

누가 뭐라든 “예”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연습하라.

누구를 만나든 베푸는 마음을 연습하라.

올라오는 마음을 부처님께 바치는 마음을 연습하라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할 시간, 단풍을 벗삼아 서서히 걸음을 옮깁니다.

 

 

 

가을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거립니다. 아무래도 빛이 좋다보니 코스모스도 청초하게 나오네요^^

어느덧 11월로 접어들어 코스모스도 질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방사 내려가는 길에는 나무에 철사로 고정한 우체통 하나가 보입니다. 성명은 정방사.

몇년전만해도 이 정방사를 오르기 위해서 우체부 아저씨도 참으로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시원하게 아스팔트 길도 뚫리고 해서 좀 편해졌을 듯도 싶은데...

 

어쨌든, 우체통을 뒤로하고 가을 나들이는 이리 마쳤습니다.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은 버려두고, 눈에는 청풍호반을 안고, 마음에는 푸른하늘까지 담아보고 내려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