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전국유일의 석조소금창고 박물관, 소금박물관

꼬양 2010. 5. 25. 09:00

소(牛)나 금처럼 귀하다고, 또는 작은 금처럼 귀하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소금.

음식에 소금이 없다면 아무리 비싼 음식이라도 맛이 없었을 것이다.

 

소금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곳, 소금박물관.

소금박물관에는 무엇이 있을까?

 

 

 

솔트갤러리. 소금박물관의 외형은 약간은 초라해보인다. 하지만 외관으로만 평가한다면 섭하다.

과거 이곳은 석조소금창고로 과거에 소금을 생산하던 시설이었다.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면서 박물관으로 꾸민 곳이다. 이색박물관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소금박물관. 작은 박물관은 관광객들과 견학을 온 학생들로 발 디딜틈 없이 북적거렸다.

 

 

 

콜럼버스의 항해는 대형선박 축조기술과 나침반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하지만 이것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소금. 소금을 이용한 염장법이 있었기에 음식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었고, 덕분에 오랜 시간동안 항해가 가능했다. 

 

 

 

청해진하면 생각나는 장보고. 장보고는 청해진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항로를 장악했는데 중개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주요 거래품목은 소금이었다는 사실!

장보고는 산둥반도에 신라마을을 조성했고, 그 주변에는 대규모 취염장이 있었고, 주민들은 대부분 소금생산에 종사했다고 한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소금의 역사에 서서히 빠져드는데... 물론, 꼬양도 소금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싱겁게 먹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소금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소금의 역사에 대해 쉬운 설명도 곁들여 있다. 소금전매제. 간만에 들어보는 국사!

주몽과 소금산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고구려 미천왕, 광해군 이야기까지 소금과 관련된 역사를 살펴볼 수도 있다.

 

 

이 지도는 무엇인고 하니...

자세히 보면 증도가 나와있다. 동그라미 쳐 진곳이 증도. 바로 이 소금박물관이 있는 섬이다. 증도라는 섬의 이름이 유래된 이유는 바로 이러하다.

이 증도는 물이 귀한 곳이라하여 시리섬(시루섬)이라 불리기도 했고 제방이 축조되어 전증도와 후증도가 하나의 섬으로 합해지면서 증도라 불리게 되었다. "증"은 더하다라는 뜻도 갖고 있기에 섬과 섬을 더한 뜻으로도 풀이되고 글자 모양이 시루를 연상케한다고 해서 시루섬이라고 불리기도 한 것이다.

섬을 하나로 연결하는 제방은 한국전쟁 때 밀려든 피난민들을 위한 생계수단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염전을 조성하기 위해 축조되었고 그때 만들어진 염전이 지금의 태평염전이라고 한다.

 

 

 소금과 관련된 속담. 당신은 얼마나 많은 속담을 알고 있는지요?

기억해두면 언젠간 꼭 쓸 데는 생기기마련.

 

 

천일염속에는 이렇게 많은 미네랄이 들어있다고 한다.

정말 이렇게 많은 미네랄이? 깜짝 놀랐는데...

역시, 우리땅에서 만들어진, 우리 소금이 참 좋은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곳에 오기전엔 천일염이 이렇게 좋은 지를 몰랐는데 말이지.

 

 

투명한 바닥엔 소금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이건 솔트 스크린에 비춰진 영상.

천일염 스크린에는 태평염전의 아름다운 영상들도 펼쳐지고.

 

 

 

 

염전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구들도 전시돼 있다.

 

 

 

 

염전에서 소금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생산되는 지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전시를 해놨다.

 

 

 

이 깜찍한 것들은 바로 소금들. 세계의 소금들까지 전시를 해놨다. 외국의 소금들은 외관이 화려하다. 소금이 아니라 설탕이라 해도 믿을 만큼.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전은 인천의 주안염전이라고 한다. 그리고 1946년 비금도의 염전을 시작해서 서남해에 여러 염전들이 들어서고, 1953년에 태평염전이 조성되었는데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또한 이 소금박물관 건물은 태평염전 조성 당시 이 지역의 돌을 이용해 건축한 소금 적재 및 보관용 창고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석조소금 창고이다. 그 가치를 높이 사서 우리나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기도 하고. 

 

소금 박물관에서 소금의 역사, 소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천일염, 소금의 가치 등 다양하고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아련한 기억하나가 떠올랐는데...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직유법을 이용해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세요"

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 선생님이 갑자기 문제를 냈었다.

번호순으로 학생을 지목하던 선생님이셨는데... 8번, 18번 하다가... 28번인 내 차례가 되었다. 국어시간을 좋아하던 터라, 그다지 긴장도 안했지만, 선생님이 번호순으로 지목할 때면 어찌나 떨렸던지...

"가수 --- 같은 사람이 될래요", "엄마와 같은 사람이 될래요" 등등....

여러 답변들이 나온 가운데...

난..

 

"소금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음식에 소금이 꼭 필요하듯,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래요"

 

무슨 생각으로 소금을 떠올렸는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 내가 내입으로 그 말을 한 것은 기억한다. 선생님의 입가에 미소까지 더불어 기억하고.

소금박물관을 둘러보며, 소금에 대해 배운 것도 컸지만...

소금과 같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어릴 때 나의 다짐을 떠올린 사실이 더 큰 것만 같다.

그때의 다짐, 그 때의 생각 그대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지금 힘든 마음도 덜 힘들지 않을까?

여행은 이래서 좋은 것 같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주기도 하고, 많은 지식을 주기도 하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까지 제시하기도 하는 것 같아서.

 

태평염전의 소금박물관.

다시 또 갈 기회가 있겠지. 다시 찾게된다면 소금과 같은 사람이 되어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