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섬 속의 섬, 그 섬엔 135기의 고인돌이 있다-가파도

꼬양 2009. 9. 29. 00:07

 

보오리 밭 사잇길로~는 아니구요

콩밭 사잇길로 지나가봅니다. 콩밭이 양 옆으로 펼쳐져 있고, 드넓은 바다도 보이고 이에 질세라 파란 하늘도 펼쳐져 있습니다.

(, 청보리 축제는 끝난지가 오래죠^^)

 

 

어랏. 콩밭. 어딨지? 아. 밑에 사진 참고하세요^^

 

 

꼬양이 지나가는 이 길은 어디? 바로 가파도입니다.

섬 속의 섬. 우도뿐만이겠습니까? 가파도도 섬 속의 섬입니다.

다만, 마라도 가는 길에 껴 있어서 빛을 못 보고 있을 뿐! 가파도가 오히려 완벽하게 풍족한 섬이라고 할 수 있죠.

 

용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마라도가 빈곤한 섬이라면 가파도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섬일테죠. 가파도에는 고인돌이 많고 선돌이 참으로 유명합니다.고인돌이 많다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아왔다는 결정적 증거겠죠.

 

 

 구름이 참 멋지죠?

, 가파도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바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된 계기가 된 곳으로 추측되기 때문입니다. (단지 추측입니다) 그 추측의 근거로는 책도 있지만 가파도는 물살이 급하고 곳곳에 암초가 놓여있어 위험한 뱃길이란 점도 있습니다. 하멜의 표류도 이같은 자연조건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요. 1653년 가파도에 표류했으리라 짐작되는 네덜란드의 선박인 스펠웰로와 하멜이 `하란선 제주도 난판기` `조선국기`를 저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비교적 정확히 소개된 것이죠.

 

그리고 하멜은 표류기에서 이곳을 케파트라고 소개했습니다.

개도, 개파도, 가을파지도 따위의 명칭으로 불리던 가파도를 그렇게 적었음직하죠?

 

조선시대, 여느 섬들과 마찬가지로 가파도는 목장이었구요. 1750(영조 26) 제주목사가 소 50마리를 방목하면서 소들을 지키려고 40여가구의 입도를 허락했습니다. 공도정책이 이어지던 당시로서는 함부로 섬주민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쨌든~~ 밭 가운데 보이는 저 돌들! 대체 무얼까?

머릿속에 큼지막하게 뜨는 물음표! 저 돌들의 정체는 고인돌입니다.

 

 

 

선사시대 무덤의 일종으로 거석문화에 속하는 고인돌. 고인돌의 분포범위는 유럽,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해안, 한반도, 일본 일부 지역으로 알려져있죠. 우리나라의 경우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입니다.

 

 

가파도의 고인돌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1986~2006년간 6차례에 걸친 학술조사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방식 고인돌 문화의 전형을 그대로 간직한 가파도 고인돌군의 학술·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었다고 하네요. 고인돌 135기가 포함된 252필지 335025㎡로 가파도 전체면적의 40%에 이르는 면적이군요!

 

 

하지만, 이 가파도의 고인돌은 파괴가 되었습니다. 모르고 보면 돌이니까요.

밭 한가운데 돌이 있으면 농사를 짓는 사람의 입장에선 치워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하여몇몇 고인돌들은 밭 경계로 옮겨져 돌담이 되고, 혹은 땅에 묻히거나

 

 

제주도를 통틀어서 고인돌은 180여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근데 그 중 135기가 가파도에 있다면 대단한거겠죠? 하지만 이 중 60기가 이동되었습니다.

 농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겠지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보호하겠다고하니 다행입니다.

한낱 돌들로 묻힐뻔한 고인돌들이 이제는 살 길을 찾은거겠지요.

 

이제부턴 고인돌 사진 퍼레이드가 시작됩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시작되니 다들 긴장하시구요~ 별로 많지는 않아요^^;;

 (7장 정도?)

 

 

 

 

 

 

 

 

 

 

 

 

 

 

글씨가 쓰여져 있죠? 고인돌마다 고유의 숫자를 적어논 겁니다. 학술조사때 쓴 글씨겠지요^^

 

 

어쨌든, 이 가파도 크기는 누구라도 천천히 한바퀴 돌아옴직한 거리입니다.

이 고인돌 135기를 보는 것도 좋지만,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참 매력적인 곳입니다.

멀리 송악산을 바라보며, 때로는 마라도를 바라보며 섬 속의 섬의 바닷길을 걷는 일만큼 최고의 관광, 최상의 건강법이 없겠죠?

 

 

고인돌 군락지를 뒤로 하고 가파도를 천천히 걸어보았습니다.

맑은 공기와 함께, 파란 하늘과 함께, 하얀 구름과 함께, 시퍼런 바닷물도 함께...

그리고 선사시대의 삶, 탐라인의 삶에 대해 생각도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가파도, 그 섬이 자꾸 저를 부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