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서울

가을밤을 수놓은 형형색색의 억새를 보다-하늘공원 억새축제

꼬양 2009. 10. 12. 17:45

가을. 가을임을 알려주는 두 친구가 있죠.

가을이 되면 부끄러운 듯이 찾아오는 단풍. 그리고 바람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억새.

지금 하늘공원은 은빛물결로 출렁입니다.

 

제 키보다도 더 큰 억새들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구요.

억새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하늘공원에서는 평상시에는 7시까지만 개장했지만

10월 19일까지는 밤 10시까지 개장을 한다고 합니다.

 

누가 억새를 은빛이라고만 정의를 내렸을까요? 가을밤을 수놓는 형형색색의 억새.

하늘공원에 가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늘공원 포스팅은 진작에 했었는데, 거기에서 적었듯 이번 억새축제 기간에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불빛에 반짝이는 억새들.

조명에 따라 각각 다른 빛을 냅니다.

 

 

 

하늘공원을 찾아간 시간은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였습니다. 해가 질듯 말듯. 아파트에 딱 걸렸군요.

아파트만 없었어도 제대로 된 노을 사진을 찍었을지도 모르죠.

아파트를 탓하며 하늘공원을 오릅니다.

손으로 딱 집어서 저 아파트 옮겨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죠.

 

올해로 8회째 맞는 서울억새축제.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억새밭의 장관을 볼 수 있죠.

그리고 하늘공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경관.

이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왔더군요.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억새와 함께 느껴보세요~

 

 서쪽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별들도 서서히 뜨기 시작합니다.

이쪽은 별이 없었지만 반대편은 별이 뜨기 시작했어요.ㅎㅎ

 

 바람결에 따라 억새도 하늘거리구요.

 

 은빛물결 억새. 제주도 억새만 보다가 서울의 억새를 보니 차이를 좀 알겠더군요.

억새의 키가 남다르다는 것! 이 억새밭에 잘못 들어갔다간...

길 잃어버리기 딱 이겠다는 거죠..

그래서 펜스가 쳐져있는 걸테구요.

 

전.. 제주도의 키 작은 억새가 그리웠습니다.

오름 능선을 은빛으로 물들인 제주도의 억새가 어찌나 그립던지...

 

 억새꽃이 피었습니다. 후우~ 불면 날아갈 듯한...

 

참, 억새축제기간동안 화려한 야간 조명쇼, 콘서트가 진행된다고 하죠.

이번 축제가 열리는 며칠간 하늘공원의 작은 무대에서는 색소폰, 통키다, 대금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인 'Open 콘서트'공연도 펼쳐집니다.

억새와 함께, 음악과 함께 가을밤 정취를 느끼기엔 딱이겠죠?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 한 컷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타악 퍼포먼스입니다. 뿌리패의 공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신명나는 공연이었죠^^

 

 

이제 조명 쑈 시작입니다.

 밤하늘을 비추는 하얀 불빛. 이 조명은 어디를 향할까요?

 

 밤하늘을 비추던 조명은 별안간 갈대를 향합니다.

그리고 조명의 색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갈대 역시 노랑, 빨강, 파랑 등 여러 빛을 뽐내죠.

 

 

 원래 이렇게 은빛 억새가 맞죠.. ^^

 

 시퍼런.. 문득.. 서슬퍼렇단 표현이 떠오르게 하는 억새.

전설의 고향이 떠오른 이윤 뭘까요?

소복입은 여인네 한 분, 억새밭에서 살포시 걸어나옴직이 마땅한 느낌.

하지만 이 파란색도 잠시.

억새의 색은 금방 또 바뀝니다.

 

 밤에도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

정말 장관입니다. 드넓은 억새밭, 반짝이는 억새물결.

어떤 수식어도 붙일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광경이죠.

다만 밤공기가 찹니다. 산은 산인지라... 많이 춥습니다.

 

 보라색 불이 난 것 같죠?

 

 

제 탄생석이 자수정이다보니...

보라빛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보라색 억새도 나름 매력있더라구요^^

 

왼쪽에, 돌아가는 조명 보이시죠?

저 조명에 따라 억새 색은 변합니다.

조명쑈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면서 사진찍기 바쁩니다.

저역시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죠.

물론, 억새사진만요-_-; 

 

근데... 문득 가을의 전령은 단풍이 아니라 단연 억새인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가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차 아무것도 자라나지 못했던 땅.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난지도 제2 매립지에 들어선 초지공원이죠.
제2매립지는 한강 상류 쪽에 위치한 곳으로 난지도 중에서 가장 토양이 척박한 지역이라고 합니다. 

즉, 하늘공원은 자연 천이가 진행되는 생태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기보다는

쓰레기 매립지 안정화공사의 결과로 형성된 인공적인 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공원은 척박한 땅에서 자연이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죠.

이런 척박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억새들의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 또 감탄!

 

 

 

이제 억새구경을 마치고 꼬양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개장시간이 10시까지니 9시가 되면 밑에서 올라가지 못하게 막습니다.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시는 게 좋으실거예요^^

저처럼 6시경에 가셔서 억새밭을 거닐다가 조명쑈를 보시는 것도 괜찮구요~

 

억새와 함께했던 가을날 밤.

은빛 물결을 뽐냈던 억새.

형형색색 억새밭을 수놓았던 조명.

 

억새와 함께 했던 기분좋은 가을날 밤이었습니다.